[디자인과 인간심리] 제0장 개발자로서 디자인에 대한 견해

목차

0장 개발자로서 디자인에 대한 견해

1장 생활용품의 정신병리학

2장 일상 행위의 심리학

3장 머릿속의 지식과 세상 속의 지식

4장 할 일 알기: 제약, 발견 가능성, 피드백

5장 인간 오류? 아니, 나쁜 디자인

6장 디자인 생각하기

7장 비즈니스 세계의 디자인

 

 

 

제 0장 개발자로서 디자인에 대한 견해

 

개발자 와 디자이너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관계는 굉장히 난해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사용자가 사용할 기능에 집중하지만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기능에 어떻게 접근할지를 고민한다. 이렇게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제품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그래서 제한된 자본과 시간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할 때 무엇을 우선할 것이며, 어떤 것을 포기하고, 어떤 것을 얻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잦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양한 기능만으로는 좋은 제품을 완성할 수 없고, 디자인만으로도 좋은 제품을 완성할 수 없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반드시 협업해야만 한다. 하지만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업하려 할수록 입장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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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동하여 유용한 기능과 좋은 디자인이 접목된 제품을 완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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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쉬우면서 관리하기 쉬운 방법은 관점의 단일화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중 우열을 정하여 한 관점만을 수용한다. 즉 제품 개발의 주도권을 한쪽으로 몰아주면 갈등이 발생할 여지를 주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타협을 하지만 다른 관점의 의견을 검토만 할 뿐, 결국 한 관점이 다른 관점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분명 초기 제품을 개발할 때는 갈등을 해결하며 좋은 제품을 만들기 보다, 제품의 시장성을 빠르게 테스트할 제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품을 개선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어느 한 팀은 이미 주도권을 포기한 상태에 빠져 수동적으로만 의견을 제시한다. 다른 팀은 좁은 시야에서 제품 개선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결국 제품은 점점 기능만 많아지며 각 기능은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렵거나 핵심적이지 않은 흥미위주의 기능만 늘어간다.

 

단일화하는 방법보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각자의 의견을 검토할 수 있을 정도로 상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서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원활한 갈등조정이 가능하다. 개발자는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락 또는 거절을 할 때도 개선된 디자인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들어가는 개발 비용을 비교하여 디자이너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단순히 화려하고 이상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에 따라 들어갈 비용과 이익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의사소통하는 노력은 각 팀의 입장에선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주어진 작업을 기한 내에 완성하는게 중요하니까. 하지만 사내 문화가 어떻게 자리잡느냐에 따라 제품의 품질에 의외로 많은 영향이 간다. 제품이 기획된 의도에 아슬아슬하게 맞아떨어지는 것과 기획된 의도에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고민하는 것. 이 둘의 차이가 제품의 경쟁력과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당연히 각 주장과 근거를 어떻게 표현하고 검토하고 비교할지가 정해져야 막무가내로 회의하면서 갈등을 조정하느라 정작 작업할 시간이 없는 본말전도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건 경영자와 관리자가 해야 할 업무라 생각한다. 개발자로서는 디자이너를 이해할 수 있길 바라며 블로그 글을 작성한다.